CATEGORY
일정안내
정치/사회

우린 마을에서 논다.

by 이든혜윰 posted Feb 21,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저자 유창복
출판사 또 하나의 문화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얼마 전 수지영거 여사님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찔금...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몇차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몇년전 어느 심포지움에서 성미산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한번 들은적이 있었지만,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었어서 그런지 인상깊게 듣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지난주 동네 도서관에서 "우린 마을에서 논다" 와 마하트마 간디의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2권의 책을 빌렸었다. 간디의 책은 작년 대안사회복지학교에서 얼핏 들었던 마을공동체 '스와라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에 덥석 빌렸지만 나의 내공이 너무 부족해서 몇페이지 읽다가 포기해버렸다. 너무 이상적이며 이론적인 내용이라서 그렇기도 했다. 

다음으로 손에 잡은 책이 바로 "우린 마을에서 논다"이다. 
공동육아에서 시작해서 성미산마을이라는 마을공동체를 이루게 된 과정을 결코 객관적이지 않은 386세대 한 아버지 혹은 한 남자의 생각과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육아문제를 위해 몇몇 부모들이 뭉쳐 공동육아를 시작하고, 맞벌이가정을 위해 방과후교실을 만들고, 좀 더 성장한 아이들을 위해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를 만들고, 바른먹거리 유통으로부터 시작한 생협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여러 두레, 품앗이, 마을기업까지... 

어르신들의 휴식처, 아이들의 자연놀이터인 성미산을 마포구청과 사립대학교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밤마다 텐트속에서 보초를 서는 마을, 나무를 자르고 산을 파헤치려는 거대한 장비에 용감하게 매달리는 사람들이 모인 마을, 동네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인식에 어른과 아이들이 한데모여 축하해주는 마을, 서울의 도심속에 그런 마을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책을 읽으면서 성미산마을에 무임승차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방과후교실을 준비하던 마을의 부모들은 크고 작은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함께 해결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자면...

가끔 낮에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학교가 끝났을 무렵 길가 문방구 앞에 조무래기 댓 명이 올망졸망 쪼그리고 앉아, 꼭 바위에 달라붙은 '따개비'형상을 하고 뭔가에 열중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아이들이 집에 갈 시간에 새로 사귄 동네 친구들과 그렇게 어울려 있는 걸 발견하기 수 차례, 따개비엄마들이 의논을 했다. 일단 문방구에 부탁해 보자고.
"그래도 아빠가 한 명은 껴야 돼."
엄마 서넛에 아빠 하나가 문방구에 찾아갔다.
"저기,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갈 시간에 집에 안 가고 여기 오락기에 붙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이거 좀 치워주시면 안될까요?"
"네...?"
문방구 주인은 깜짝 놀라 말을 잇지 못한다.
"같이 아이들 키우는 처지에서 이해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 네...... 알겠어요. 그러지요 뭐..."
무슨 유난이냐고 말리는 아빠들도 있었지만, 엄마들이 나서서 함께 의논하고 공손히 부탁하는 자세로 말하면 누구든 안면 몰수하고 화를 내거나 거절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직 함께 사는 동네 의식은 남아 있던 거다. 



 우리가 하는 지역사회의 일도 이렇게 '자발성'을 살릴 수 없을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일까? 

동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2012-0219-152701918.JPG  


-스스로 즐거워야 설득된다-

언젠가 시민 단체에서 활동하던 한 젊은이가 나를 찾아와 마을 주민들과 춤을 추고 싶다며 관심이 있는 사람이 누구냐, 춤을 출 만한 곳이 어디냐, 등 자세히 물었다. 

"생협 앞에 가면 오후 5~7시까지 동네 사람들로 무지 바글바글 대니까 거기 인도에서 10분씩 며칠만 춤을 춰 봐라" 했더니 그 젊은이가 깜짝 놀란다. 뻘줌하게 어떻게 혼자 춤을 추냐고.

며칠 후 젊은이는 예쁘게 만든 전단지를 한 꾸러미 들고 마을에 나타나서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나눠 주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잘 받지 않고, 심지어는 성의 없이 받아서는 바로 버리는 이도 있었나 보다. 그러자 이 젊은이 상처를 받았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아니 다른 마을도 아니고 성미산마을에서 주민들이랑 같이 춤추려고 내가 이렇게 마음을 냈는데 이러 수가. 아니 이게 무슨 공동체야?' 실망을 하고 돌아갔다.

내가 이 젊은이에게 생협 앞에서 춤을 추라고 권하면서 상상한 상황은 대충 이런 거였다.
첫날 생협 앞에서 춤을 추면 사람들이 장 보고 가기 바쁘다가 "재 뭐래?"하고는 그냥 지나칠 거다. 그 다음 날도 또 추고 있으면 "어? 어제 걔 아니야?"하면서 "내일도 나올라나? 내일은 좀 일찍 나와 봐야지." 한다. 3일째에는 여전히  춤추고 있는 젊은이 앞에 서서 구경을 한다.
어느새 자기도 모르는 사이 (청년이 흔드는 춤의) 리듬을 타고 있다. 그때 그 젊은이가 "아줌마 추실까요?" 손을 잡아당기면 이 엄마는 "아니, 아니야!" 하면서도 같이 딸려 들어가 함께 춤을 춘다, 뭐 이런 상상을 한 거다.
과장을 좀 하면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도에 대해서 관심 있으십니까?" 이거 재미없다. 아니 부담스럽기조차 하다. 세상에 아무리 좋은 것도 자꾸 권하고 설득하려 들면 사실 좀 '재수 없다'. 좋으면 자기가 그냥 하면 된다.

세상에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고 싶은 사람만큼 즐겁게 할 수는 없다.
하는 사람이 스스로 즐거워하는 모습일 때 보는 사람들도 호기심이 생기고 더 공감한다. 너무 애써 설득하려 들지 말고 머리 굴려 계획하지 말고 그저 스스로 즐거우면 그게 길이다.
그럼 어떻게 알았는지 다 알아서 찾아오고 궁금해하고 관심을 보인다. 연기를 피우고 그 연기에 향이 나게 하는 것이다. 요즘 같은 리얼타임 시대에 매력적인 시그널이 뜨면 귀신같이 알고 찾아든다.

그럼, 향 좋은 연기가 무엇일까?
스스로 즐겁고 흥에 겨운 모습 그 자체다.

회의나 모임에 참여하기로 한 사람이 안 온다고 힘 빠질 필요도 없다. 수가 기대 이하라 할지라도 온 사람이 즐겁고 의미 있으면 된다. '안 오면 지가 손해', 이렇게 돼야 안 온 사람이 그 다음에 온다. 모인 사람이 안 온 사람 때문에 맥 빠지게 있다가 헤어지면 그날 온 사람도 그 다음엔 안 나오게 된다. 안 나왔던 사람은 '거 봐, 내 그럴 줄 알았어.'하며 내심 살짝 미안해하던 마음도 접어 버리게 된다.

 
유창복
또하나의문화 | 20101001
 
인터파크도서 제공
 
 

Who's 이든혜윰

profile

복지서비스1팀에 소속되어 홍보사업과 실습지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해 

낮은 섬김과 소통으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는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


웰리안 책리뷰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는 게시판입니다.

  1. 문재인의 운명

    2012. 5. 2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지나며 손을 뻗은 책... "문재인의 운명" 첫 페이지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당시의 상황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 젖어 시간을 보낼 수는 ...
    Date2012.06.11 Category정치/사회 By이든혜윰 Views3944 Votes0 출판사가교출판
    Read More
  2.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오랫만의 포스팅... 그동안 몇 권의 책을 읽긴 했는데, 도저히 소감을 정리한 마음의 짬이 나지 않았었다. 5월 입으로 되뇌이는 것 만으로도 벅찼던 5월, 그리고 복지관 평가가 맞물린 바쁜 시즌이지만 함께 나누고픈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책 대신 사람...
    Date2012.05.30 Category시/에세이 By이든혜윰 Views3424 Votes0 출판사
    Read More
  3.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하여

    책머리에 나는 내 말이 눈물이나 고름처럼 내 몸에서 흘러나오는 액즙이기를 바랐다. 그 분비물로 보편적 진실을 말하려는 허영심이 나에게는 없다. 나는 그 진물이 내 몸의 일부이기만을 바랐다. 세상은 읽혀지거나 설명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살아낼 수밖...
    Date2012.04.19 Category시/에세이 By이든혜윰 Views2807 Votes0
    Read More
  4. 인간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지만, 인간적 시선이 아닌 외래적 시선에서 바라보기를 즐겨하는 작가이다. 작년 연말 복지관 직원도서관에서 대여한 나무를 읽고 그의 두번째 책은 작고 얇은 "인간"이다. 이책은 희곡, 즉 연극을 염두에 쓰...
    Date2012.03.16 Category소설 By이든혜윰 Views2856 Votes0 출판사열린책들
    Read More
  5. 희망이 세상을 고친다

    이책은 발간되기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구당 김남수'씨가 영화배우 장진영의 위암치료를 위한 침뜸치료를 한 내용의 공개치료기인 이 책은 MBC 이상호 기자가 밀착하여 취재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장진영의 침뜸치료내용이 공개되었다. 물론, 세상에...
    Date2012.03.12 Category기타 By남리나 Views2614 Votes0 출판사나무와 숲
    Read More
  6. 소금꽃나무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주말의 예능 프로그램 몇개 빼곤... 더욱이 뉴스는 보지도 듣지도 않는다. 집과 사무실 PC의 익스플로러나 구글크롬의 홈화면도 포털사이트는 일부러 피한다. 그래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
    Date2012.03.05 Category정치/사회 By이든혜윰 Views2939 Votes0 출판사후마니타스
    Read More
  7. 아래로부터의 영성

    『성령의 역사 안에 존재해 온 여러 경향들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위로부터의 영성이고, 다른 하나는 아래로부터의 영성이다.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하느님께서 성서 안에서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통해, 우리의 ...
    Date2012.02.23 Category기타 By문성훈 Views3223 Votes0 출판사분도출판사
    Read More
  8. 우린 마을에서 논다.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얼마 전 수지영거 여사님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찔금...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몇차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몇년전 어느 심포지움에서 성미산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한번 들은적이 있었지만,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었어서 ...
    Date2012.02.21 Category정치/사회 By이든혜윰 Views3323 Votes0 출판사또 하나의 문화
    Read More
  9. 피노키오 이노베이션

    "혁신"이라는 주제를 만화로 풀어낸 책이다. 책표지의 설명처럼 술술 가볍게 2시간만에 읽었지만, 만만치 않은 내용... 그런데 피노키오와 이노베이션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저자는 나무인형이 사람으로 바뀌는 것 만큼이나, 이노베이션은 놀라운 변화를 가...
    Date2012.02.15 Category경제/경영 By이든혜윰 Views2712 Votes0 출판사21세기북스
    Read More
  10. 월평빌라 이야기

    시설사회사업 사례집인 ‘월평빌라 이야기’... 이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작년에 진행되었던 제22회 대구사회복지사 워크샵에서였다. 이 워크샵에서는 기존의 워크샵을 진행해오던 방식에서 약간을 탈피하여, 사전에 심화연구참석자를 신청받고 사전 과제...
    Date2012.01.25 Category사회복지 By남리나 Views3799 Votes0 출판사푸른복지
    Read More
  11. 엄마를 부탁해

    이 책은 저자의 분신인 작가 지헌을 주인공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주인공을 ‘나’가 아닌 ‘너’로 표현함으로서 읽는 자로 하여금 더욱 공감을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책 속의 주인공의 일만이 아닌 현실감을 느끼게 ...
    Date2012.01.23 Category소설 By정은정 Views2715 Votes0 출판사창비
    Read More
  12. 천개의 공감

    평소 공감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공감이란 타인의 사고(思考)나 감정을 자기의 내부로 옮겨 넣어, 타인의 체험과 동질(同質)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일이다. 이런 사전적인 의미 말고도 나는 ‘공감’이라는 것은 타인과 하나가 되는 것 같아 좋다. 그래서 처...
    Date2012.01.23 Category시/에세이 By정은정 Views3044 Votes0 출판사한겨레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